무거운 캐리어 대신 가벼워진 마음, 그날의 아주머니께
몇 년 전의 일이에요.건강이 무너졌던 저는 시골로 요양을 떠난 적이 있어요. ‘요양’이라는 단어가 제 삶의 일부가 될 줄은, 그 전까진 정말 몰랐죠. 그런데요, 일상이 멈춘 줄 알았던 그 시간은,사실, 고장난 삶의 나침반을 고치는 시간이었어요. 산속 마을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 덕분이기도 해요.모두 도시에 살다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와 모인 사람들, 우린 금세 친구가 되어, 하루하루를 산골소녀들처럼 매일 천진하게 보냈어요.비 오는 날에도 운동을 거르지 않았죠.운동과는 거리가 먼 저였는데, 어느새 날다람쥐처럼 산을 탈 정도가 됐어요. 😎또 차로 한참 가야 마트가 있는 깊은 산속에 살다 보니 빵은 커녕 가공식품은 꿈도 못꿨죠. 간식은 오디, 산딸기, 옥수수, 보리수... 별식으론 쑥이 지천이라 쑥을 뜯어 떡..
2025. 6. 26.
당이의 슈퍼 히어로 작전 - 작전명: 고모를 지켜라!
Dear. 당이 & 동이From. 별톡톡✨ 고모당이의 슈퍼 히어로 작전 작전명: 고모를 지켜라 🇰🇷그날 밤, 하노이의 하늘엔별이 하나둘, 아니 열 손가락으로도 다 못 셀 만큼 떠 있었어요. 할머니 별, 고모 별 2, 당이 별, 동이 별, 그리고 당이 동이 엄마, 아빠 별까지! 그날은 우리 가족 모두가 하노이에 놀러 간 날이었고, 하노이의 밤하늘은 마치 진짜 은하수처럼 우리 가족 웃음소리로 가득했지요. “고모~ 나 오늘도 고모랑 잘래!” 당이는 저녁밥을 다 먹고 나서,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요. “그럼, 그럼!” 나는 당이의 제안이 행복해서 웃었죠. 동이는 아직 어려서 엄마 품에 안겨 코~ 자고 있었고, 당이와 나는 베게와 이불을 하나씩 더 챙기며 잠잘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당이가 갑자기 쏜살..
2025. 6. 25.
복사꽃 피부 나라 공주, 쇼리
by 별톡톡✨옛날 옛날, 복사꽃처럼 고운 피부를 가진 공주가 있었어요. 이름은 쇼리 공주.쇼리는 무대를 사랑했어요.벨리댄스를 추며 반짝이는 조명 아래 서면, 화장도 무대의 일부가 되었죠. 눈꼬리를 살짝 올리고, 입술엔 반짝이는 틴트를 바르고...그날 이후였어요. 쇼리는 화장품의 세계에 눈을 뜬 거예요.그 뒤로 쇼리는 ‘올리브영 왕국’을 탐험하고,'치앙마이'라는 이름의 마법 도시에서 온갖 화장품을 한아름 사 왔어요.립밤, 틴트, 하이라이터, 섀도우까지…파우치는 늘 소중한 보물함처럼 무거웠답니다.그러던 어느 날, 쇼리는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아이좋아 이모를 만났어요.이모는 쇼리의 얼굴을 보자마자 깜짝 놀라며 외쳤죠.“오마이갓! 쇼리야, 너 복사꽃처럼 예쁜 피부를 가리고 다니는 거야?”쇼리는 살짝 당황했지만..
2025. 6. 24.
T조카에게, F이모가 - "반달이어도 괜찮아, 지금은 자라는 중이니까"
by 별톡톡✨쇼리는 요즘 거울을 오래 본다.오늘도 예쁘고 싶고,내일은 더 예뻐지고 싶다.그날 밤도 마찬가지였다.학교에서 돌아온 쇼리는 책상 앞에 앉아,창밖을 오래 바라보았다.하늘엔반쯤 찬 달 하나가떠 있었다.“달도 다 안 찼네...”쇼리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그 순간,스탠드 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쇼리의 그림자가 벽을 타고천천히 달까지 이어졌다.그러자, 달이 속삭였다.“쇼리야,나는 네 마음을 늘 지켜보고 있었어.”“……너는 누구야?”“나는 네 마음속에서,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조용히 숨 쉬던 감정이야.넌 지금 자라는 중이야.그래서 아프고, 불안하고,반짝이기도 하지.”쇼리는 말없이 달을 바라보았다.달은 아직 다 채워지지 않았지만,이상하게도 완성되어 보였다.“쇼리야,너는 달빛 아래에서 자라는 별이야.다 채..
2025. 6. 24.
[하노이에서 온 편지, 번외편] 페달 위에서 만난 화빙의 아침
🚲 이번 편지는 ‘하노이에서 온 편지’ 시리즈의 번외편입니다.자전거를 타며 바라본 동생의 아침 풍경 위에, 제가 마음으로 쓴 자막을 얹어보았어요.페달 위에서 만난 화빙의 아침 풍경,천천히 함께 따라가 보실래요?아침 햇살이 등을 밀어주면,천천히 숨을 고르며앞으로 나아가요.마을 길을 달리다보면,작은 집들이 하나둘 스쳐 지나가요.그 안엔 누가 살고 있을까요?아직 아는 사람은 없지만,이 마을도 언젠가는익숙한 풍경이 되겠죠.오토바이도, 자동차도 없는 이 시간,조용한 길 위에서 강아지들이 먼저 인사하네요.페달이 박자를 만들고,새들이 멜로디를 얹어요.나는 그 위를 달리는 주인공!생각이 줄지어 따라와요.그저 달릴 뿐인데,감사의 마음이 멀리멀리 퍼져가요.지금이야!마음껏 생각해도 좋아!이 길 위에서는 괜찮아!페달을 밟으..
2025.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