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별톡톡✨
뻥튀기 기계는 언제 봐도 신기했다. 어릴 적엔 정말 마법 같았다.
골목길 한쪽에 트럭이 들어서고, 검은 기계 옆으로 커다란 자루들이 쌓이면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모여들었다.
옥수수, 콩, 쌀 등을 넣고 뚜껑을 닫은 뒤 아저씨가 손잡이를 천천히 돌리기 시작하면 모두 조용해졌다.
“피이이시이익~” 김이 빠지면, 곧이어 “펑!”
쌀이나 옥수수가 하얗게 부풀어 솟구쳤고, 우리는 숨죽이며 그 장면을 지켜봤다.
펑~ 소리는 귀를 막아야 할 정도로 커서 무서웠지만, 꼭 불꽃놀이처럼 어린이들을 멈춰 세우는 힘이 있었다.
튀긴 강냉이는 비닐봉지에 담겨 아이들 손에 쥐어졌고, 우리는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꼭 끌어안고 돌아갔다.
오늘, 뻥튀기 트럭을 다시 만났다.
트럭엔 뻥튀기 기계가 실려 있었고, 트럭 주변에 온갖 뻥튀기들이 진열돼 있었다.
익숙한 냄새가 멀리서부터 따라왔다.
추억이 돋아 바라보다 폰으로 사진을 찍는데, 아저씨가 웃으며 물으셨다.
“사진 찍어요?”
“네, 옛날 생각나서요^^”
“어디에 올리시나요?”
“그대도 돼요?”
“그럼요.”
아무거나 뻥뻥 튀겨요~
아주머니 한 분이 당신이 가져온 콩이 튀겨지는 동안 기다리고 계셨다. 그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아직도 집에서 곡식을 챙겨와 직접 튀기는 사람들이 있고, 그 자리에서 조용히 기다리는 모습은 어릴 적 우리 동네 풍경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사기도 전에 아저씨께서 갓 튀긴 쌀뻥튀기를 맛보라며 몇 개 주셨다.
갓 튀겨 바삭하고 따끈한 뻥튀기를 양 손에 쥐고 한입 먹는 순간, 어릴 적 기억이 밀려왔다. 동생들과 가운데에 구멍 두 개를 뚫어 눈처럼 만들어놓고 들여다보며 키득거리던 일, 조심조심 갉아먹어 초승달 모양을 만들던 일...
율쓰 뻥튀기
아저씨네 가게 이름은 ‘율쓰 뻥튀기’.
남양주, 의정부, 서울을 번갈아 다니며 뭐든지 다 튀겨준다고 하셨다. 쌀, 콩, 옥수수, 보리, 좁쌀...
“30년 했어요.”
짧은 말씀에 한 생애가 담겨 있었다.
아저씨, 앞으로도 계속 튀겨주세요. 우리 추억까지!
🎞️ 뻥튀기 아저씨, 우리 동네에 오신 날,
별빛처럼 반짝이는 일상을 짧은 영상으로도 남겨두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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