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이애나비 ‘돌봄 드레스’ 경매를 보고
오늘, 세상을 다시 한 번 움직인 드레스가 있다. 왕실 의전용도 아니고, 심지어 특별한 장식도 없지만, 그런데도 이 옷은 52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억 원에 낙찰됐다.
2025년 6월 27일, 미국 베벌리 힐스에서 열린 경매에서였다. 그 옷의 주인은, 바로 다이애나 왕세자비.
이름부터 따뜻하다, ‘돌봄 드레스’
경매에 나온 옷 중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은 화사한 꽃무늬가 인상적인 드레스 한 벌이었다.
영국의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 벨빌 사순(Bellville Sassoon)이 제작해 헌정한 옷이었다. 1988년부터 1992년 사이, 나이지리아와 스페인 등 공식 순방은 물론, 병원 방문에서도 자주 입었던 옷이었다.
다이애나비는 밝고 생기 넘치는 색감이 환자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며, 이 드레스를 ‘돌봄 드레스(Caring Dress)’라 불렀다.
이번 경매는 줄리엔스 옥션(Julien’s Auctions)이 주최한 ‘Princess Diana’s Style & A Royal Collection’ 행사로, 100점이 넘는 유품이 출품된 역대 최대 규모의 패션 경매였다.
수익금의 일부는 영국의 근이영양증 환자 지원 단체, Muscular Dystrophy UK에 기부될 예정이다.

다이애나에게 패션이란?
사실 다이애나비는 살아 있는 패션 아이콘이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입은 옷을 따라 샀고, 그녀의 스타일을 닮고 싶어 했다. 그녀의 패션엔 감정과 태도까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1994년, 찰스 왕세자가 불륜을 공식 인정한 그날, 다이애나는 어깨가 드러나는 검정 드레스를 입고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언론은 그 드레스를 ‘복수의 드레스(Revenge Dress)’라 불렀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나는 당당하다”는 메시지를 드레스로 전했다.
다이애나비는 이처럼 옷을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 잘 활용했다.
옷의 사회적 역할
- 정체성을 보여주는 옷:
내가 누구이고, 오늘 어떤 태도와 감정을 지녔는지 보여주는 옷.
예컨대, 말없이 검은색 터틀넥을 고른 날은 차분한 집중을,
알록달록한 패턴 셔츠는 들뜬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 소속과 역할을 나타내는 옷:
교복이나 유니폼처럼, 특정 그룹에 속해 있음을 드러내거나,
직장인의 정장, 예복처럼 자리와 책임을 상징하는 옷. - 연대와 저항의 상징:
블랙 드레스 캠페인이나 청바지 데이처럼,
옷 한 벌이 집단의 목소리를 담고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 배려와 위로의 옷:
다이애나비가 아이나 환자들과 만날 때 모자나 화려한 장신구를 피하고,
밝고 화사한 드레스를 입은 것처럼,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배려를 담은 옷.
옷장 앞에서 묻는다
오늘 내가 고른 이 옷, 그저 예뻐서 입는 걸까?
아니면 나라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를 담아 입은 걸까?
나는 스타일도 좋고,
옷이 지닌 사회적 역할도 놓치지 않는
'옷을 깊게 입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 이슈 톡톡 정리
by 별톡톡 ✨
- 다이애나비의 ‘돌봄 드레스’, 2025년 6월 27일(현지) 경매 낙찰
- 낙찰가: 52만 달러 (약 7억 원)
- 밝고 화사한 색감의 플로럴 드레스
- 수익금 일부는 근이영양증 환자 지원 단체(Muscular Dystrophy UK)에 기부
- 패션을 통해 감정과 위로, 연대를 표현한 상징적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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