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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켜켜이 쌓은 하루
엄마와 함께 영흥도에 다녀왔다.
조용한 바다마을에서 맞이한 하루.
측도에서는 간조여서 드러난 바닷길을 따라 걷다 물고기와 망둥어 구경도 했다.
그 작은 생명들 앞에서 엄마는 아이처럼 웃으셨다.
영흥도의 명물, 해식동굴도 구경했다.
바람과 파도가 깎아 만든 암석절벽은 한 장의 지층책 같았다.
켜켜이 쌓인 단층과 뒤틀리고 휘어진 모습을 보노라니
수억 년의 세월을 마주하는 것 같아서 숙연한 마음이 든다.
엄마는 오늘도 모델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절벽 아래에서, 바닷길 위에서,
뒷모습 하나만으로도 이야기가 되시는 분.
고요한 풍경 속에 엄마의 실루엣이 고즈넉이 스며들었다.
저녁은 송가네 해장국집에서 박대백반으로 마무리했다.
촉촉하게 구워진 박대와 소박한 밑반찬.
엄마도 "참 잘 먹었다"고 하셨다.
그 한마디가 오늘 하루의 여행을 더없이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여행은 풍경을 담는 일이기도 하지만,
곁에 있는 사람과의 시간을 켜켜이 쌓는 일이기도 하다.
엄마와 함께한 이번 영흥도 여행은 그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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