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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서 온 편지

Ep.10 - 베트남 전승기념일, 처갓댁에서 보내는 하루 & 베트남 로컬 식재료 정리

by 아이좋아💕 2025.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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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에서 온 편지
베트남 북부 화빙(Hòa Bình)하노이를 오가며,
동생이 전해온 시골 풍경과 일상의 기록을
시리즈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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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30
동생의 카톡 편지

어젯밤에 처가에 왔어요.

 

아부틸론(Abutilon) 꽃

작년에 태풍 야기로 가슴 아프게도 무너진 다리는 인근에 잔해로 남아 있고, 새롭게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임시로 부교를 놓았습니다.
 

사돈 어르신댁 아닙니다.

아침에 집사람이랑 산책했어요.
시골장에도 갔고요.
 

아침에 산보하고서 가볍게 식사합니다.
엄마, 누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오후에는)
자전거로 처가 동네 한 바퀴 돌았어요.

물소

오늘과 내일은 베트남 법정 공휴일입니다.
시골에 오니 공기도 좋고,
아파트에 있는 것보다는 상쾌하네요.
내일 오후엔 하노이로 가요. 

👇 동생이 페북에 이렇게 썼네요.

#베트남남부해방기념일
#베트남전승기념일
#Abutilon
#아부틸론

베트남 연휴를 맞이하여 처가에 방문했다. 4월 30일은 베트남 일명 '남부해방기념일', '전승기념일'이다. 1975년 4월 30일은 베트남 전쟁이 마무리되는 날이었다. 1954년 제네바 협정으로 인해 남북으로 나누어졌던 베트남이 비로소 하나의 국가로 통일된 날이다. 올해는 그로부터 50년이 지나서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전국 각처에서 성대하게 벌어진다고 한다. 5월 1일은 노동절로 휴무일이다. 우리 가족은 사람들이 붐비는 유명한 곳으로 놀러 가는 대신 외가를 방문하였다.

2024년은 강력한 태풍인 《YAGI》가 필리핀, 대만을 할퀸 후에도 꽤나 강력한 힘을 유지한 채로 베트남 북부에 상륙하여 하이퐁 시로부터 하노이를 직격하며 지나갔다. 뿌리째 뽑혀나간 나무와 종이짝처럼 찢겨 나갔던 건축물이 있는 등의 피해도 컸지만, 홍수로 인한 피해도 극심했다. 처가에서 4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던 Câu phong châu(퐁쩌우 다리)의 상판이 힘없이 내려앉는 사고도 발생하여 희생자도 발생했다. 무너져 내린 다리는 다시 시공하지만, 무너져 내린 희생자와 가족 및 지인들의 가슴은 무엇으로 재건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위로를 보내드린다.

길가에는 예쁘게 핀 아부틸론(Abutilon) 꽃, 물소, 농가의 전형적인 풍경이 회색으로 가득 차고 인위적인 직선으로 공간을 나누는 도시인들을 위로하는 듯하다. 시골과의 만남은 나에게 자연치료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동생에게

4월 30일.
오늘은 베트남의 오랜 전쟁이 마침내 끝난 날이구나.
역사의 무게가 깃든 뜻깊은 날.
나라 전체가 법정 공휴일로 기억하고,
조용히 숨을 고르는 하루.

오늘,
사람들로 붐비는 관광지 대신
처갓댁을 찾은 건 참 잘한 선택 같아.
전쟁이 끝났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나는 이런 모습 아닐까 생각해.

아무도 다그치지 않는 저녁.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함께 먹는 따뜻한 밥 한 끼.
아이의 뜨거운 국을 불어 식혀주고,
서로의 접시에 반찬을 먼저 덜어주는 손길.
온 가족이 둘러앉아 온정을 나누는 그 시간이
그 어떤 승리보다 오래 남는 평화일지도 몰라.

그래서 오늘 네가 보내준 사진들 중에
총칼에 상처 입지 않고 무사히 핀 꽃,
포탄에 무너지지 않은 마을 곳곳, 
그리고 일상의 먹거리가 오가는 장터 사진이
더 특별해 보였어. 

장모님과 함께 하는 오늘 너희 식탁 위에
조용한 평화가 깃들기를.

누나가


동생 가족이 함께 둘러앉은 밥상에
무엇이 올라왔을지 궁금했습니다.

동생이 보내준 베트남 시골 장터 사진을
찬찬히 다시 들여다봤어요.
낯설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식재료들.
이름은 뭘까, 어떻게 먹을까.
그렇게 하나하나 정리해봤습니다.
(현지 발음 등등... 동생의 도움으로 완성했어요.)

📚 베트남 로컬 식재료 미니 도감

① 깔라만시 (Calamansi)
베트남어 이름: chanh(짜잉)
먹는 부위
: 과즙
조리법
: 생선 요리, 소스, 음료

한 줄 설명
:
한국 사람들은 라임이라고 하죠.
즙을 물에 타서 먹거나, 각종 소스에 신 맛이 필요할 때 많이 넣어요. (예, 식초 대용)


👉 한국의 레몬보다 작고, 유자처럼 향긋하고 달콤한 산미가 있다.

② 차요테 (Chayote)
베트남어 이름: su su (쑤쑤)
먹는 부위: 열매
조리법: 볶음, 국, 찜

한 줄 설명:
애호박 닮은 이 녹색 채소는 식감이 아삭하고 담백해
현지에서는 국거리나 볶음 반찬으로 자주 쓰인다.
👉 식감은 애호박보단 단단하고, 삶으면 무처럼 담백하게 익는다.
 

③ 차요테 순 (Chayote shoots)
베트남어 이름: ngọn su su (응언 쑤쑤)
먹는 부위: 어린 줄기, 잎
조리법: 마늘볶음, 데침

한 줄 설명: 덩굴손처럼 실타래를 이룬 순채소.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반찬으로 인기가 많다. 
👉 데친 호박잎이나 고구마순과 비슷하게 부드럽고 섬유질이 쫄깃하다. 

④ 구아바 (Guava)
베트남어 이름: ổi (오이)
먹는 부위: 과육
조리법: 생과일, 소금+고춧가루 찍어먹기
한 줄 설명:
비타민 C가 풍부한 열대과일.
바삭한 식감과 상큼한 맛으로 아침 간식으로 딱 좋다.
👉 아삭한 식감은 배, 새콤달콤한 맛은 풋사과와 비슷하다.
 

⑤ 그린 망고 (Green Mango)
베트남어 이름: xoài xanh (소아이 사잉)
먹는 부위: 과육
조리법: 초절임, 새콤 양념무침, 생과일

한 줄 설명:
익기 전 수확한 망고.
시큼한 맛이 나서 소금 등을 찍어 먹는다.
👉 매실청에 절인 풋사과 같은 맛.

⑥ 거위알 (Goose Egg)
베트남어 이름: trứng ngỗng (쯩 응옹)
먹는 부위: 전부
조리법: 삶기, 튀김, 부침
한 줄 설명:
계란보다 훨씬 크고 단단한 거위알.
삶아서 소금에 찍어 먹는 전통 방식이 일반적이다. 
👉 삶은 계란보다 훨씬 크고 단단하며, 고소한 맛이 더 진하다.

*거위알은 베트남돈으로 25,000동. (현재 환율 기준, 한국돈으로 1,37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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