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책의 출발은 개모차
몽가는 포메라니안이다.
작고 하얀 털뭉치처럼 귀엽지만,
슬개골 탈구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몽가는 내가 키우는 강아지는 아니다.
사촌동생이 보호자고,
나는 주말마다 산책길에 함께하는
‘몽가의 가족'중 한 명이다.
아침엔 몽가가 직접 걸으며 산책하고,
오후엔 개모차를 타고 천천히 공원을 돈다.
걷지 못해서가 아니라,
걷는 시간을 오래 지켜주기 위한 최선이다.
이 구역 인싸는 나야 나
몽가와 산책하다 종종 듣는 말.
“와, 진짜 예쁘다.”
“인형같아요.”
“움직인다… 진짜네!”
오늘 아침엔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사진 찍어도 돼요?”라는 요청도 받았다.
사랑은 방향을 아는 것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사촌동생이 잠시 마트에 들렀다.
개모차에 앉은 몽가는
마트 입구 쪽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움직임엔 관심도 없고,
엄마가 들어간 방향만 조용히 바라본다.
추억소환
몽가 덕분에 축제가 웃음 바다
예전에 몽가와 함께 야외 축제에 간 적이 있다.
몽가가 있어서 우리는 착석하지 않고,
행사장 뒤편에 조용히 서 있었다.
경품 추첨 시간이 되자, 사회자가 외쳤다.
“저기 뒤에, 하얀 옷 입은 아기 안고 계신 분~
앞으로 나와주세요!”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밖에 없었다.
사촌동생이 어리둥절해 하며 “저요?”라고 묻자
사회자가 바로 “네, 맞아요~!” 하고 답했다.
천천히 걸어나가는 순간,
사람들의 환호와 폭소가 쏟아졌다.
“어머, 아기가 아니네... 강아지야?!”
개모차는 반려견 관절의 필수템
2023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약 1,410만 명.
그중 약 75%가 개를 키우며,
포메라니안처럼 소형견 위주의 양육이 늘면서
슬개골 탈구나 관절 질환도 흔해졌다.
몽가도 요즘 관절약을 복용 중이다.
걷는 걸 좋아하지만,
무리하지 않도록 시간을 나눠 산책한다.
평일엔 하루 1~3번 짧게 나가 직접 걷는다.
주말엔 공원까지 이동 시간이 길고,
산책 중 만나는 사람, 강아지도 많기 때문에
개모차를 함께 사용하는 날이 많다.
개모차는 몽가를 걷지 않게 하려는 게 아닌,
길 위에서의 경험을 오래 이어가기 위한
신중한 선택이다.
몽가는 그 안에서 바람을 맞고,
사람들의 인사를 받고,
천천히 주변을 바라본다.


산책하고, 목욕하고, 밥도 먹고…
스르르 잠이 든 몽가💤
사진을 찍으니 바로 눈을 뜬다.
“누가 불렀어? 나 지금 쉬는 중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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