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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자연을 먹는 법, 나만의 밥상 일기
오늘의 주인공 - 쑥
나는 쑥 러버!
봄마다 쑥버무리를 꼭 해먹는다.
쑥을 캐러 산으로 들로 가면 좋겠지만,
이번에도 한살림에서 샀다.
물에 담가 살살 흔들어가며 흙을 털어낸다.
세 번쯤 씻으면 봄비 맞은 듯 깨끗해진다.
쑥은 몸 속 독소 배출을 돕고,
면역력 강화에 좋으며,
특유의 향은 불면과 스트레스를 달래주는
천연 아로마다.
쫀득하게 먹고 싶어 찹쌀가루를 준비했다.
가루를 체에 여러 번 치면,
뭉치지 않고 고와진다.
사람들은 콩가루나 설탕으로 감칠맛을 더하고,
삶은 콩으로 고명을 얹기도 하지만,
나는 소금으로만 담백하게 간을 해서 먹는 걸 좋아한다.
찹쌀가루에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농도를 맞춰 반죽한 다음,
손질한 쑥과 버무려준다.
처음엔 손질한 쑥에 물기가 있어서
그 위에 찹쌀가루를 뿌려가며
쑥-찹쌀가루, 쑥-찹쌀가루 이렇게 켜켜이 올려 쪄서 만들었는데,
가루를 반죽해서 쑥이 무르지 않게 살살 버무린 후
찌는 게 쌀가루가 푹 익어서 좋다.
찜기에 물을 넣고 물이 팔팔 끓어오르면
면포를 덮고 그 위에 덮고
쑥과 찹쌀가루를 버무린 것을 올린다.
면포는 새로 샀다. (가로x세로 50cm)
새 면포는 사용하기 전에 깨끗이 빨아
한 번 삶아서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그렇게 하면, 찔 때 재료에 수분이 촉촉히 먹어서 좋다.
이제 면포를 덮고서 15분 가량 찐다.
불을 끄고 15분쯤 뜸을 들인 후 꺼낸다.
면포를 열자
쑥의 향기가 집안에 순식간에 퍼진다.
아이좋아💕
반죽이 조금 질어졌지만,
1시간 남짓 상온에 두었다 먹으니
진 느낌 없이 괜찮았다.
두 번 쪄서, 잘라서 소분해 두었다.
먹고 싶을 때 한 두 조각씩 먹으면 좋다.
쫀득한 찹쌀과
탱탱하게 숨이 살아있는 쑥이 어우러진
진짜 봄의 맛.
입안 가득 봄이 녹는다.
*이 글을 쓰면서 이 새벽에 한 조각 데워 먹었다.
(피자 한 조각 사이즈)
🌿 쑥 Tip
몸의 노폐물을 씻어내고,
피로한 간을 조용히 다독여준다.
기운이 없고, 마음이 들뜰 때
쑥 향기 하나면 심신이 맑아진다.
✔️ 이런 데 좋아요
- 간 해독, 피로회복
- 여성 건강에 도움
- 항산화 작용, 면역력 강화
-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향기
✔️ 향을 더 즐기고 싶다면?
- 생쑥은 살짝 데쳐 찬물에 담가 보기
- 찌기 전 실온에서 10분 숨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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