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 하노이 근교 화빙성의 시골 풍경

✉️ 하노이에서 온 편지는
베트남 북부 화빙(Hòa Bình)성 조용한 시골과
하노이의 일상 사이를 오가며 살아가는 동생이,
한국 가족에게 띄우는
하루하루의 풍경과 소식을 엮은 기록입니다.

"모두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너의 안부, 잘 받았다.

그 한 줄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겼는지,
사진을 보니 알겠더라.

너, 예전에 그랬잖아.

“누나, 이것 좀 봐요.
나무들이 한쪽 방향으로 자라.
잎사귀 방향도 그렇고
가지들이 모두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자라."

산책하다 말고 감탄하며
한 명씩 세워서 사진 찍어줬었지.

지금 너의 사진을 보니까
그 말이 더 마음 깊이 와닿아.

어린 바나나 나무와 커다란 잎사귀

바나나 잎사귀 하나하나가 얼굴 같아.

햇살을 따라 고개 들고,
비바람에 눕기도 하다가
또 어느새 다시 일어났을 모습.

파파야 나무

 

바나나 나무

파파야는 묵직하고,
바나나는 쏟아질 듯 모여서
하나같이 자라나는 중이네.

그 풍경들 사이에서
괜히 마음이 몽글해진다.

오렌지 나무

뿌리내리려 애쓰는 자연의 친구들이
어쩐지 너 같기도 하고, 나 같기도 하고,
우리 같기도 해서.

동생아, 바쁠 텐데도
궁금해하는 가족들 위해
매일 같이 소식 전해줘서 고마워.

오늘 우리도
자연의 친구들처럼 지내자.

그리고 햇살은,
꼭 네 쪽으로도 환하게 비추기를
_ 서울에서 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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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에서 온 편지 - 전체 회차 보기
✉️ Ep.1 이방인이 본 화빙(Hòa Bình)성의 첫날
✉️ Ep.2 화빙성 떤락의 여명부터 노을까지
✉️ Ep.3하노이 근교 화빙성의 시골 풍경, 자라나는 것들을 바라보며 (현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