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 이방인이 본 화빙(Hòa Bình)성의 첫날

✉️ 하노이에서 온 편지는
베트남 북부 화빙(Hòa Bình)성 조용한 시골과
하노이의 일상 사이를 오가며 살아가는 동생이,
한국 가족에게 띄우는
하루하루의 풍경과 소식을 엮은 기록입니다.

빨강 동그라미는 왼쪽부터 화빙Hòa Bình, 하노이Hà nội

화빙성(Hòa Bình)은 베트남 북부 내륙에 위치한 성(省)으로, 하노이에서 남서쪽으로 약 76km 떨어진 지역이다. 이번 편지의 무대가 되는 떤락현(Tân Lạc)은 이 화빙성 안의 분지 지형으로 산에 둘러싸인 조용한 농촌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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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최근 하노이에서 남서쪽으로 약 2시간 반 떨어진
화빙(Hòa Bình)성 떤락(Tân Lạc)현으로
회사를 옮겼다.
조용한 시골 마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
그곳에서 평일을 보내고,
주말이면 하노이로 가족을 만나러 간다.
한국에 있는 우리 가족에게는
매일같이 카톡으로 사진과 간단한 안부를 전하는 동생.
나는 그 소식들을 모아 기록하기로 했다.
낯선 땅에서 고군분투하는
성실하고, 마음 따뜻한 동생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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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빙성으로 향하는 길 

화빙성으로 가는 길에 동생이 촬영한 영상이다.  
처음에 보이는 식물이 사탕수수란다.  
길가에는 집도 보이고,  
베트남에서만 들을 수 있는
오토바이 경적음도 가볍게 울린다.  
이국의 언어와 풍경이 어우러진 이 짧은 영상이  
동생이 향하는 그곳의 공기를 조금이나마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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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동네 한 바퀴 돌고서
이제 출근합니다.”

초록의 싱그러움과 이른 아침 공기의 정적이 함께 담긴 순간. 연못 위로 연잎이 떠 있고, 맞은편에는 사찰(?) 지붕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 줄지어 선 사탕수수

오늘 아침, 동생이 보낸 사진에는
사탕수수 나무 사진이 가득했다.

“길쭉하게, 옥수수처럼
서 있는 것이 사탕수수랍니다.
여기가 사탕수수 산지라네요.
오렌지 산지이기도 하고요.”

자세히 보면 아기 사탕수수와 바나나 묘목이 함께 자라고 있다.

가지런히 정리된 사탕수수 고랑이 붉은 흙 위에 이어진다.

🌱 길위에서 먹는 사탕수수의 맛

베트남에 갔을 때,
나도 사탕수수를 먹어본 적이 있다.
현지인들이 먹는대로 따라 해봤다.
그들은 사탕수수를 길게 잘라 껍질을 벗긴 다음,
안쪽의 달콤한 속살을 씹어 즙을 즐기고,
질긴 섬유질은 툭툭 뱉어내는 식이다.
껍질을 벗긴 사탕수수 스틱을 많이 팔기 때문에
아주 더운 여름날,
그걸 사서 종일 씹어 먹으며 다녔었다.
달달했고, 갈증해소에도 좋았다.
베트남에서는 사탕수수를 음료로도 자주 즐긴다.
사탕수수를 갈아 만든 ‘느억 미아(Nước Mía)’는
베트남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길거리 주스다.
무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한 잔 들이키면,
사탕수수 특유의 은은한 단맛이 갈증을 달래준다.
쓰다보니, 마시고 싶다!

📷 오렌지 산지의 시장 풍경

오렌지 산지답게,
시장에는 태양빛을 닮은 오렌지들이 가득하다.
문득 '선키스트(Sunkist)'라는 브랜드가 떠오른다.
Sun-Kissed, 태양이 키스한 과일이라니…

“약간 분지 지형이라 더운데,
소나기가 한 번 내려주니 시원합니다."

사람도, 오토바이도 잠시 멈춘 시간. 빗소리가 몸과 마음을 식혀준다.

“해가 넘어가는 풍경이 멋집니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
화빙성에서 동생의 하루가 조용히 저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