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이파이브 후기 - 우리가 기다려온 진짜 초능력자들
⚠️ 이 글에는 영화 〈하이파이브〉의 스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과속스캔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스윙키즈> 이후 7년 만에 신작 <하이파이브>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작품을 즐겨 봐온 팬으로서 기대감에 부풀어 극장을 찾았습니다. 전작들에 비해 아주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에는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하이파이브>는 의문의 기증자에게 장기 이식을 받고 초능력을 얻은 다섯 명의 일반인과 그들의 능력을 빼앗으려는 또 다른 초능력자 사이의 대립을 그린 코믹 액션 히어로물입니다.
등장인물과 초능력
- 태권소녀: 완서(이재인)
-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 프레시 매니저: 선녀(라미란)
- FM 작업반장: 약선(김희원)
- 힙스터 백수: 기동(유아인)
이들 평범한 일반인 다섯 명이 장기 이식을 받고, 건강한 몸으로 다시 태어난 건 물론, 각자 하나씩 엄청난 초능력을 얻게 된다는 설정입니다. 각 주인공별 초능력을 살펴볼까요?
- 완서(이재인): 심장 이식 후 괴력과 스피드 능력
- 지성(안재홍): 폐 이식 후 강풍을 다룹니다.
- 선녀(라미란)의 능력은 영화관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아주 특별한 능력이니까요!
- 약선(김희원): 간 이식 후 치유 능력
- 영춘(박진영): 젊어지는 능력 (*나이 든 모습은 신구 배우님이 맡았어요)
- 태권도장 관장 종민(오정세): 초능력은 없지만, 든든한 아빠! (완서의 아빠에요)
초능력을 얻은 5명. 처음엔 서로의 존재를 모르다가 몸에 문신처럼 새겨진 심벌과 파동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결국 다섯 명이 모이게 되죠. 같은 비밀을 공유한 유대감에 한 팀을 만들기 위해 뭉쳐보려 하지만, 능력도 다르고, 살아온 인생도 다르고, 취향도 달라서 모이기만 하면 다투고 사건 사고가 생겨요. 특히 기동과 지성 사이의 갈등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한편, 췌장을 이식받아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새신교 교주 ‘영춘(신구)’은 영생을 꿈꾸며 남은 이식자들을 찾아다니고, 이들 중 둘의 장기를 이식받아 새로운 힘을 얻습니다.
이 위기 속에서 다섯 영웅은 가까스로 다시 모여,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영춘과 맞서 싸웁니다. 마치 왼손이 다치면 바로 오른손이 그 손을 감싸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행동이지요. 저는 이 모습을 ‘남을 돕는 데 이유가 필요 없다’는, 인류가 지닌 보편적인 ‘선한 의지’로 이해합니다.
반면, 영춘은 악의 상징으로 그려집니다. 그는 불치병 등으로 고통받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교묘히 이용해 자신을 ‘신’이라 믿게 만들고, 그들의 몸과 마음을 지배합니다. 오직 자신의 욕심과 영생만을 좇으며, 다른 사람들의 생명이나 고통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인물이죠.
결국 영춘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는데, 저는 이 결말이 ‘선한 의지’와 반대되는 ‘자기중심적 에고’의 필연적인 몰락 같습니다.
진짜 초능력
옷은 종종 사회적 역할과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히어로들이 특정 유니폼을 입는 이유도 바로 그 역할과 힘을 드러내려는 시각적 장치인데요.
그런데 영화 <하이파이브> 주인공들은 평범한 일상복을 입고 등장합니다.
이 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우리 주변 누구나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죠.
평범한 모습 속에 숨은 비범함, 그게 바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진짜 힘 아닐까요?
진짜 초능력은,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어 당당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있다고 믿습니다.
반면, 외부 권위에 자신을 맡기고 수동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어떤 능력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겠죠.
아빠 믿지?
특히, 심장을 이식받은 딸을 위해 초능력이 없어도 생명을 내놓고 딸을 위해 싸우는 아빠의 부성애가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초능력보다 더 큰 힘, 바로 그건 '조건없는 희생'이라는 메시지가 마음 깊이 와닿았지요.
아쉬운 점
액션 시퀀스는 정말 박진감 넘치고 강렬했지만, 등장인물의 내면 이야기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특히, 장기 기증자가 누구였고 왜 이들에게 이런 특별한 능력을 부여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지요.
이 부분이 명확해졌다면 각 인물들이 갖는 능력과 그 의미가 더 깊게 다가왔을 텐데요.
또, 심장병으로 힘들어하는 완서의 이야기는 비교적 구제적이었지만,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조금 평면적으로 느껴졌어요.
각 인물의 심리가 좀 더 깊게 다뤄졌다면, 관객들도 그들을 더 잘 이해하고, 더 깊이 공감했을 텐데 말이죠.
액션과 코믹 중심의 이야기라도 인물들이 좀 더 입체적으로 다져졌다면, 훨씬 풍성한 드라마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영춘: 단순 명료한 악역
한편, ‘영춘’ 교주는 욕심 많고 권력 욕심에 불타는, 단순한 악역으로 그려집니다. 복잡한 내면 묘사보다 명확한 욕망과 목표를 앞세워 극이 긴장감을 쭉 끌어가는 스타일이죠. 이런 단순 명료함 덕분에 불필요한 감정선 없이 이야기의 속도와 집중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답니다.
모든 악역이 심오한 내면을 지닐 필요는 없겠지요. 이 영화는 ‘선한 의지’와 ‘연대’라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
내가 갖고 싶은 초능력
영화 속 초능력 중에서 제가 제일 갖고 싶은 초능력은
‘치유 능력’이에요.
아픈 사람들이 나으면, 그 사람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까지 함께 행복해지니까요.
행복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것,
그게 진짜 멋진 초능력 아닐까요?
‘하이파이브’, 그리고 우리
‘하이파이브’라는 표현은 누구나 익숙한 제스처입니다.
“잘했어!”, “수고했어!”, “파이팅!”과 같은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의미를 담아
서로의 손바닥을 힘차게 마주치는 그 순간을 가리키죠.
영화 <하이파이브>에서 다섯 영웅은
각자의 고유한 힘을 모아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하이파이브’는 다섯 인물이 하나의 유니온을 이루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와 기쁨을 나누거나,
서로를 북돋우고 싶은 순간에
자연스레 손을 맞대는 ‘하이파이브’가
생각보다 깊은 힘과 의미를 전달하니까요.
오늘, 우리도 누군가와 함께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함께하는 힘을 다시 한번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영화 정보
- 개봉일: 2025년 5월 30일
- 장르: 한국 / 판타지·코미디·액션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19분
- 평점: 전문가 6.0 / 네티즌 9.0
- 관객 수: 약 75만 명 (6월 7일 기준)
추천 대상
- 강형철 감독 팬
- 영화 <써니>, <과속스캔들> 같은 한국적 정서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
- 요즘 ‘혼자’라는 느낌이 드는 분
- 유쾌한 재미와 감동을 원하는 관객
※ 포스팅 전체 이미지 출처: 포털 다음 영화 정보
이 영화가 궁금하다면,
꼭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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